스리랑카 남부를 돌아보는 여정을 끝으로 주요한 여행 일정은 마무리 됐다. 오늘은 캔디에서 못가본 곳을 둘러보고 성희가 이곳에서 알게된 현지인의 집에서 저녁을 먹는 일정이다. 그리고 내일은 이곳을 떠나는 날이다.
가정 첫번째 일정은 불치사에 들리는 것이다. 불치사는 시내에 있는 인공호수 옆에 위치하고 있다. 시내에 나가면 꼭 보게되는 장소라서 이젠 친근함마저 든다. 불치사 내부를 둘러보는 건 이날이 처음이다.
불치사 입구에서 딜루샤를 만나서 함께 움직였던 모양이다. 절 입구에는 신자들이 부처님에게 바칠 꽃 등등의 공양품을 팔고있다.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움직였던 것 같다.
불치사는 말 그대로 부처님의 사리 중 치아가 모셔진 곳이다. 부처님이 돌아가시고 남은 사리들 중 일부가 이곳으로 전해지고 그 위에 절이 지어졌단다. 뭐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불교국가인 스리랑카에서 이곳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건물 내부의 조각이며 장식들은 어느것 하나 화려하지 않은것이 없다.
종교를 통해서 자신의 소망을 비는 모습은 어디나 다 비슷한가 보다.
나오는 길에 불치사로 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여서 사진 한장 남겼다.
근처에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길에서 파는 코코넛은 미지근해서 그렇지만, 식당에서 차게 마시는 코코넛 과즙은 딱 이거다 싶다. 아침을 먹고 캔디에서 유명한 호텔 중 하나인 Earl's Regency Hotel로 향했다. 시내에서 4~5 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바자지를 이용해서 움직였다.
이 호텔 역시 시간의 흔적을 머금고 있다.
호텔을 둘러보고 차한잔 하면서 잠깐 지난 여행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캔디로 돌아와서 불치사 앞 인공호수를 따라서 한바퀴 돌았다. 중간에 아유로베다에 들러서 아유로베다 테라피를 체험했다. 원래 몸에 끈적이는걸 바르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은 경험해 봐야지 하는 생각에서 였다. 여행으로 지친 몸을 조금을 회복시킬 생각도 있었다. 그날의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좋다 나쁘다라는 생각보단 이런것도 있구나 싶었던 것 같다.
캔디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이 가득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사진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것은 기억이 난다.
인공호수 주변 부 산책 도중에 불교서적을 파는 곳에 잠시 들렀다. 성희가 필요한 책을 사기 위해서였다. 대부분 영어로 된 책이라 난 그저 구경만 했다.
이렇게 인공호수를 한바퀴 돌아서 시내에 있는 KFC로 향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당시엔 패스트푸드를 파는 유일한 곳이었다. 가격은 우리나라와 별 반 다르지 않아서 현지인이 자주 이용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음날 스리랑카를 떠나기 때문에 이곳에서 성희가 알게된 분이 이날 저녁식사에 나를 초대한 것이다. 여기서 만나서 그분 차로 함께 이동했었다.
기억에 남는건 초대해 준 두분의 인상이 매우 포근했다는 점이다. 지금도 초대해주신 분 집 앞 풍경이 기억난다. 스리랑카 여행에서 이렇게 현지에 사는 분들의 집에 네번 초대를 받았는데 매번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았던 것 같다. 성희가 쌓은 공덕 때문이지 싶다.
이 일정을 마지막으로 스리랑카 여정이 모두 끝이 났다. 다음날은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콜로보에 왔고 저녁 비행기로 중간 기착지인 홍콩으로 향했다. 아래 사진은 콜로보에서 찍은 마지막 날 몇장의 사진이다.
바다가 보이는 뷔페에서 점심을 먹었나보다. 밀짚모자는 성희 지인분이 선물로 주신거다. 가방에 담을 수 없어서 짐을 챙겨서 움직일때는 저렇게 쓰고 다녔다. 저 모자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갈대잎으로 만든 모자란다.
[2007년 여행기를 이제라도 끝내서 다행이다. 그 이후로도 성희를 통해서 스리랑카에서 만난 분들의 얘기를 가끔 듣는다. 보통의 삶이 그렇듯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들이 섞여있다. 항상 좋은일만 함께 했으면 좋으련만 말이다. 언제고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그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다. 코로나가 끝나고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르기전에 여정을 다시 시작하길 바래본다.
끝으로 성희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긴다. 혼자였다면 절대로 저런식의 여행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여행 이전과 이후로도 이런저런 여행들을 다녀봤지만, 이 여행의 독특함에 비할 수 있는건 없었다. 이런 여행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가져다 줘서 너무 감사하다.]
이날 여행은 반다라웰라에서 누워러앨리야를 거쳐서 캔디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반다라웰라에서 어떤 경로로 누워러앨리야에 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처음 계획은 여기서 기차를 타고 누워러앨리야를 가는 일정였다. 호텔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시내 구경을 잠깐 한 후 기차역으로 향했다.
한번도 본 적 없었던 예전 모습의 기차가 역으로 들어온다. 이곳이 산악지역인 탓도 있겠지만, 기차는 무척이나 느리게 움직였다. 버스보다 더 느리게 움직였던 것 같다. 이날 일정은 캔디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빨리 움직이지 않아도 되었기에 기차를 탔었던 것 같다. 이제까지 여행에선 기차가 느리기도 하고 정시 운행이 잘 되지 않아서 웬만하면 버스를 탔었다. 그러고보니 이전에 캔디에서 누워러앨리야 갈때도 기차를 타려다가 포기하고 버스로 움직였었다.
영화에서나 본 나무의자가 놓여 있다.
기차밖 풍경은 여느 스리랑카 풍경과 다르지 않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느긋하게 기차 여행도 나쁘진 않다. 다만 나무의자다 보니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이날 사진은 여기서 끝났다. 이후에는 계속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사진을 남기지 않았나보다. 그렇지만 이날 오후의 일들은 어렴풋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기차로 누워러앨리야에 가는 도중에 성희 컨디션이 급격하게 다운되서 우리는 기차를 내려서 버스로 갈아 타고 가기러 했다. 나는 함반토타에서 처럼 차를 빌려서 캔디까지 가자고 했고 성희는 그냥 버스를 타고 가자고 우겼다. 컨디션이 안좋아 보여서 난 봉고차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서 캔디까지 금액을 협상해서 버스 터미널로 돌아왔지만, 강경하게 버스에서 내리지 않겠다는 성희 의견에 결국 버스로 누워러앨리야로 향했다. 누워러앨리야에서 캔디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니 주변이 어둑해졌다. 어두우면 좋은점은 산비탈에 나 있는 아슬한 길을 내려가는 버스 모습을 안봐도 된다는 점이다. 날이 밝을때 창밖으로 이 길을 보고 있으면 가끔씩 길 옆 가파른 비탈길을 아슬하게 지나가는 오싹한 장면을 봐야한다.^^
우리는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았다. 자리는 만석에 가까웠던 것 같다. 성희가 이전에 스리랑카에선 외국 여자는 그냥 만져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있단 얘길 들었었다. 컨디션이 많이 안좋아 보였던 성희는 차에 올라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잠에 빠졌다. 별 수 없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온 정신을 깨어 있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세시간 가량 달려서 캔디에 도착했다.
이 여행을 끝으로 대부분의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남은 일정은 캔디에서 불치사를 둘러보고 돌아갈 때 챙길 선물을 사는 것 정도이다.
스리랑카 여행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게 기억되는 아침 풍경이 어느곳 이었냐고 물어본다면 난 이날 아침 풍경을 얘기하고 싶다. 깜깜한 밤길을 달려서 숙소에 올라와서 주변 풍경을 미리 볼 수 없었던 것도 한 몫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멀리 보이는 폭포에 산수화 처럼 펼쳐지는 산의 풍경을 잊을 수 없다. 저렴한 가격의 숙소라서 숙소 그 자체는 평범했지만 말이다.
이날 일정이 little adam's peak를 보러가는 여정이었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숙소라는걸 제외하면 이곳이 어디 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여기서 little adam's peak까지 걸어서 이동했기 때문에 아마도 그 근처 어디쯤일 듯 싶다.
Lonely Planet에 이 숙소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숙소에 개 두마리가 있는데 아침에 손님들이 길을 나서면 정류장까지 길 안내를 해준다고 적혀 있었다. 해가 떠오른 후 아침을 먹고 우리는 little adam's peak에 가기 위해서 길을 나섰다. 책에서 소개처럼 개 두마리가 따라 나선다. 우리보다 바로 앞에서 먼저 걷는걸 보니 길 안내 하는가 보다라고 신기해 했었다. 가다가 갈림길을 나왔다. 지도책을 보고 어느길이 맞나 고민하던 차에 개들이 왼쪽길로 방향을 틀었다. 십여분쯤 가서야 그 길이 정류장 가는길이 아니라는걸 알았다. 개들은 눈치를 보면서 그저 우리 앞을 따라서 걸었던 것이었다. 좀전의 갈림길에서 다시 정류장 방향으로 향했다. 정류장에 도착하자 개들은 더 이상 우리를 따라오지 않는다. little adam's peak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는 않았던 듯 하다.
길 중간에 굴렁쇠 굴리고 노는 소년 모습이 신기해서 한 장 찍었다. 관광객이 자주 다녀선지 사진을 찍고나서 소정의 수수료를 지불했던 듯 하다.^^
우리가 올라온 길의 모습과 정상에서 본 풍경이다. 산 옆에 위험하게 돌아 흐르는 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 블로그 사진도 이곳에서 찍은 것이다. 내려오는 길에 차밭으로 일하러 가시는 분들하고 사진 한장. 높은 산악지역이다 싶으면 어김 없이 차나무가 가득한 풍경이 등장한다.
숙소로 돌아와서 차한잔 마시면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이날 숙소인 Bandarawela Hotel로 향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돌이 안되어 보이는 아기와 함께 여행하는 유럽에서 온 젊은 여자의 모습이 기억난다. 우리와 반대 방향이었던 것 같다. 함반토타로 향하는 만원버스가 도착하고 씩씩하게 아기와 함께 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저 조건이라면 저렇게 즐겁게 여행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했었다.
Bandarawela Hotel은 고풍스런 느낌의 호텔이다. 호텔 곳곳에 시간의 흔적이 묻어있다. 이곳 역시 가볼만 한 호텔 중 한곳이란다.
매우 오래되어 보이는 샤워기의 모습. 기억에 남아있는걸 보면 당시에도 꽤 신기했었나보다.
저녁식사는 과거의 어느 시대로 돌아가서 먹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음식은 휼륭했다.
저녁을 먹고 호텔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호텔 곳곳에는 오랜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지금은 구글맵도 있고 인터넷을 검색하면 여행지 주변의 볼거리, 식당 등등 필요한 정보가 넘처나는 시대이지만, 이때만해도 Lonely Planet이 거의 유일한 가이드였다. 콜롬보나 캔디처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라면 그나마 어느정도 정보가 있지만, 조그마한 도시의 정보는 조그마한 약도를 포함한 한두페이지가 전부다. 아침에 일어나서 yala national park를 보러 가기 전에 근처에 절에 들렀다. 원래 목적지에 포함되어 있었던건지 lonely planet을 보고 즉석에서 결정한 건지는 모르겠다.
구글맵에서 절을 찾았다. Tissamaharama Raja Maha Vihara으로 나온다.
숙소에서 나와서 책에 있는 약도를 보고 얼마쯤 걸으니 절 모습이 보였다.
절에 가기전에 공양 비슷한걸 했나 보다. 여기서 기억에 남는건 사진에서 처럼 스님(?)이 팔목에 팔찌처럼 실을 묶어 주었던거다. 실이 묶여 있으면 몸을 보호해 준다라고 얘길 들었던 듯 하다. 여기서 묶은 실 팔찌는 여행이 끝난 이후에도 꽤 오래 팔목에 묶여 있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오늘 여행 코스인 yala national park로 향했다. yala national park는 차를 타고서 야생 동물들을 구경하는 관광 코스이다. 생각보다 동물들이 많지는 않았던 듯 하다. 야생동물이다 보니 그 동물을 보고 안보고는 운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온갖 종류의 새들이 많았던 건 기억난다. 길 주변에서 자주 눈의 띄었던 공작의 모습도 생각난다.
길 중간중간 이렇게 물을 건너는 곳이 있다. 트럭으로 이런 길을 달리는 것 자체만으로 재미있다.
yala national park 입구
사파리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동물들을 유심히 찾아야 한다. 길 주변의 풍경은 지금껏 봐온 스리랑카의 모습과는 조금은 달라 보인다.
다양한 종류의 새들을 볼 수 있다.
멧돼지 무리, 멀리서 지나가는 코끼리 모습. 생각보다 이런 동물들을 자주 보기는 어려웠던 듯 하다.
중간에 쓰나미로 무너져 버린 건물터에 잠깐 들렀다. 사진 뒷편의 트럭을 타고 사파리를 누볐다.
사파리에서 보는 석양 모습. 멋지다. 해가 지는걸 바라보면서 사파리 투어를 마무리 했다.
사파리 투어를 마치고 나니 해가 저물고 완전히 깜깜해졌다. 이날 숙소는 웰라와야를 지나 산속에 있는 곳이다. 해변에서 산쪽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봉고처럼 생긴 자동차를 대여해서 이곳 숙소로 이동했던 듯 하다. 운전하시는 분이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으로 가서 일할 방법이 없겠냐고 물었던게 여전히 기억난다(동생과 함께 와서 의아하게 생각했었던 것도 기억난다). 밤이 너무 어두워서 가는 풍경은 전혀 보지 못했다. 어둑한 밤길을 한참을 달려서 숙소에 도착했다. 길에서 산 볶음 요리로 저녁을 해결했다.
골에 도착한 다음날은 딜루샤네 가족들과 골 근처를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성희가 잡은 일정을 쫒아 다니다 보니 그땐 잘 못느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여행에서 만난 많은 분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신세를 많이 진 듯 하다. 글로나마 다시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남긴다. 이날 여행 역시 딜루샤 가족들이 아니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게 분명하다.
구글맵을 통해서 확인해보니 이날 여행한 곳은 Ratgama Lake였나 보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해서 해변을 둘러보고 호수 주변의 여러 풍경을 둘러보는 코스 였던 듯 하다.
스킨스쿠버 대신에 보트를 타고 바다 구경을 나섰다. 보트 아래는 사진처럼 유리로 되어 있어서 보트 아래를 지나가는 물고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Ratgama Lake로 가기 위해서 보트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랐다. 강 옆에 왕도마뱀들의 모습. 그리고 강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강을 따라 올라가면 사진처럼 나무발이 주욱 둘러져 있다. 새우를 잡기 위해서 만들어진 발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넓다란 강이라고 생각했는데 호수였나 보다. 호수 한복판에 섬처럼 보이는 곳에 절이 있었다.
사진을 보니 그날 여행이 떠오른다. 마지막 사진은 딜루샤네 가족이다. 딜루사 부모님, 오빠 그리고 딜루샤의 모습.
배를 타고 나오면서 찍은 절의 모습
강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이 사는 집도 방문했나 보다. 아마도 이런식으로 관광객을 맞야들여 조금이나마 소득에 보태나 보다. 사진을 보니 이곳을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떤 사람의 삶을 관광으로 지나쳐 가는게 묘하게 마음이 불편하다. 다시 보트를 타고 덤불이 우거진 강 중간의 숲을 통과했다. 줄기가 물에 뿌리처럼 내려 앉은 나무들을 보고 신기해 했었던 것이 기억난다.
강 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먹었다. 사진을 보니 그리고 다시 딜루샤네 부모님 집으로 향했나 보다. 부모님 집 앞에서 사진 한장을 남겼다.
이후에 버스를 타고 다음날 일정인 'Yala National Park' 근처의 숙소로 향했다. 골에서 함반토타까지 버스로 여행했다. 중간에 마타라에서 버스를 갈아 탔었던 것 같은데 이 기억은 별로 믿음이 안간다. 기억에 남는건 골에서 버스를 타려고 할 때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는 거다. 배낭을 짊어지고 다녀서 자리를 못잡으면 큰일이다 싶었는데 눈치껏 사람들을 비집고 앞자리에 앉았던게 생각난다. 그 버스는 엄청 만원였는데 서있는 분들에게 미안했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그날 묶었던 숙소는 Hotel Tissa 였다. 저렴한 가격의 숙소 였던걸로 생각된다. 함반토타에서 조금 더 들어간 곳에 위치해 있다.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늦은 시간이었다. 이곳 근처에 야채 볶음 비슷한 것 길에서 팔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걸 샀던 듯 하다. 먹을만 했던것 같다.
숙소에 도착해서 바퀴벌레 한마리가 보여서 한참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 난다. 가지고간 모기약을 잔뜩 뿌려서 잡긴 했는데 숙소 주인에게 치워 달라고 했더니 심드렁 했던 기억. 뭐 이런걸 가지고 그러냐는 표정 이었다~ 열대 지방 여행에서 마주치는 거미나 도마뱀은 어느정도 익숙해 졌다고 생각했는데 바퀴벌레까진 무리였나보다.^^
이날 일정은 캔디에서 성희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딜루샤네 부모님집에 가는 것이다. 여행 이전에는 스리랑카라는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성희가 정하는 여행 일정에 거의 토를 달지 않았던 듯 하다. 아마 뭔가 항의를 했다면 빡빡한 일정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내가 여행하던 2007년은 스리랑카에 쓰나미가 덮친지 몇년 지나지 않은 시기였다. 그때 이쪽 남부는 쓰나미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버스로 골로 향하는 길에는 그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화창한 하늘을 보니 그때의 더위가 느껴지는 듯 하다. 캔디는 해발 500미터 고도라서 끈적한 더운 느낌은 덜하지만, 해변은 적도의 더위를 피해갈 수 없다.
버스 창 밖으로 쓰나미의 흔적들이 꾸준히 이어진다. 마음 한편의 안타까움~
창 밖 풍경을 구경하다 보니 버스는 골 시내로 접어든다. 점심은 골에서 유명한 호텔인 'Le Grand Galle'이다.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서 호텔을 찾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머잖은 곳에 위치해 있다. 아마도 딜루샤와의 약속이 오후에 잡혀 있었나 보다. 우리는 여기서 점심을 먹고 차한잔 하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이 호텔은 다른 호텔 보다는 현대식 느낌의 호텔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식민지의 역사 때문인지 스리랑카에서 묶었던 호텔들은 18세기 부터 20세기 까지 다양한 느낌들이 공존했었다.
점심 먹기 전에 한 컷 찍었다. 호텔 바닥을 돌아다니는 다람쥐 모습도 보인다.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는 동물에 대해 매우 관대하다. 그래서 어디를 가나 이런식으로 먹을거리 찾아다니는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외국인이 주로 찾는 식당들은 대부분 입맛에 맞기 때문에 스리랑카 여행에서 먹는데 불편함은 별로 느껴보지 못했다. 다만 현지인 식단은 호불호가 있다고 봐야한다. 웬만하면 먹는거엔 아끼지 말자는 마인드라서 점심으로 랍스터 시켜봤다. 딱히 와 이거다 싶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호텔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그림이다. 커플끼리 또는 가족들과 바닷가를 거닐고 있는 스리랑카 사람들도 눈에 띈다.
약속 시간에 맞춰 호텔을 떠나 딜루샤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 함께 'The Bungalow Galle Fort'를 구경갔다. 내 기억엔 포루투갈 시대의 항구라고 남아있는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네덜란드 항구 였다. 대항해 시대의 유산이다.
유적지는 꽤 넓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오각형 모양의 항구를 한시간 정도 둘러보고 석양 지는 모습을 구경했었다. 석양을 배경삼아 다이빙 하면서 물놀이 하던 현지 아이들의 모습이 흘낏 기억을 스친다. 구름이 많았던 탓에 콜롬보의 호텔 야외 식당에서 본 석양보다는 못했지만, 이곳 석양도 아름다웠다.
해가 수면 아래도 사라지고 우리도 항구를 떠나서 딜루샤 부모님 집으로 향했다. 성희한테 딜루샤 부모님의 집이 매우 넓다고 들었다. 집 경계선이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고 들었던 듯~ 기억이 맞는건지 모르겠지만, 딜루샤 부모님 집은 2층집 이었던 듯 하다. 저택이라고 부를정도로 큰 집은 아니었던 듯 하다. 내 기억에 살짝 남아있는건 거실 풍경 정도이다. 성희가 현지식 저녁이 입에 안맞을 수 있다고 얘기를 했었던 것 같다. 저녁식사는 특별히 거부감은 없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건 내가 잘 방으로 안내를 받았을 때 였다. 방문을 열고 불을 켜자 벽에 붙어있던 커다란 거미 한마리가 후다닥 자리를 감추었다. 그 이전 이후로도 일상에서 그렇게 큰 거미는 보지 못한 듯 하다. 안내해준 딜루샤가 별 느낌 없이 지나친걸로 보아 딱히 문제는 없겠구나 싶었다. 열대지방이다 보니 호텔이 아니면 도마뱀이나 거미를 보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대부분은 큰 문제가 없다고 얘길 들었던 같다.
스리랑카 여행을 준비하기 전에 미리 잡았던 일정에는 인도 여행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스리랑카에 도착해서 성희가 준비해 둔 여행 일정에 따라가다 보니 몸이 피곤한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단 차라리 스리랑카를 좀 더 둘러보고 가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더 커졌다. 인도 비자를 만드느라 쏟은 에너지가 조금 아까웠지만, 결국 인도 여행을 포기하고 나머지 여정 모두를 스리랑카 여행에 할애하기로 결정했다.
여행 준비 과정에서 스리랑카 남부에서 스킨스쿠버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데 어떻게 할꺼냐는 질문에 '난 물하고 그렇게 친하지 않아서 가급적 사양'이라는 의견을 건넸다. 그래서 스킨수쿠버 관련 여행 일정이 빠졌었다. 당연 스리랑카 남부를 돌아보는 여정도 빠졌었는데 인도 여행의 빈 공간을 메꾸는 여정 때문에 다시 스리랑카 남부를 돌아보는 일정이 추가되었다.
스리랑카 남부 여행은 시작점인 캔디에서 출발, 콜롬보를 거쳐서 골(Galle, 스리랑카 발음이 저랬었는지 항상 이렇게 불렀었다) 함반토타, 옐라, 반다라웰라 그리고 누워러앨리야를 거쳐서 다시 캔디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당시 스리랑카는 내전 중이었기 때문에 갈 수 없었던 북부 지역을 제외하면 꽤나 넓은 지역을 훑고 돌아오는 여정이이었다.
저 코스가 출발할 때 원래 일정대로 따라간건지 아니면 중간에 여행 계획을 수정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번 여행의 대부분은 내가 간단하게 '이런종류의 여행은 괜찮아' 정도만을 정하고 장소등의 세부 일정은 모두 성희가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예전 사진을 통해서 여행기를 작성할 때 장소를 유추할 수 없는 곳이 군데군데 등장하는건 어쩔 수 없다. 사진을 주욱 살펴보니 호텔 사진들도 눈에 들어온다. 한국에서 여행오는 사람들에게 스리랑카 여행 코스를 정할 때 유명한 호텔을 따라서 여행하는 코스를 잡기도 한다고 한다. 당시엔 스리랑카가 우리에겐 생소한 여행지 중 하나이지만, 스리랑카는 유럽쪽에선 많이 알려진 여행지 중 하나이고, 그래서 유명세를 떨치는 특급 호텔들이 많다고 했다.
아쉬운게 이 남부 여행이 이번 여행의 백미중 하나였는데 인상에 남았던 몇몇 장면을 제외하면 대부분 잊혀졌다는 점이다.(미리미리 써둘껄 하는 아쉬움~) 그래서 사진을 살펴보며 선후관계를 맞춰서 정리하는게 거의 불가능 했지만 남은 기억 죄다 끌어모아서 나머지 여행기를 채워본다.
캔디에서 이동수단은 바자지(택시 같은)를 많이 이용했지만, 버스터미널 같은 장소는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내 학창시절 버스처럼 사람 가득한 출근버스에 대한 기억이 난다. 버스에서 바라본 흰옷을 입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 바위에 대충 구멍을 내어둔 것 처럼 보이는 터널의 모습. 매캐한 매연을 뿜고 지나가는 자동차 풍경 등이 그날 아침을 떠올리다 보니 내 머릿속을 지나친다. 그러고 보니 성희네 집에서 걸어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그 길의 풍경도 얼핏 떠오른다. 내 머릿속에 아직 그때 풍경이 남아 있었구나 싶다. 이래서 나이들면 기억력이 안좋아 지나보다. 기억할 수 있는 용량엔 한계가 있을테니~
캔디에서 버스로 콜롬보로 향했다. 사진은 콜롬보에 위치한 오델 풍경. 콜롬보에 갈때면 항상 이곳에 들렀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곳이 콜롬보에서 가장 좋은 백화점이라고 들었던 듯 하다. 그래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해야 할때나 더위를 피할곳이 필요하면 주로 이곳을 거쳐갔었다. 이날도 이곳에 들렀던 것 같다.
이날 숙소인 'The Blue Water Hotel and Spa' 였다.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서 호텔 이름을 찾았다. 콜롬보에서 남쪽으로 십여킬로 미터 떨어진 곳에다. 호텔 사진의 시간을 보니 이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다섯시였다. 이 호텔 역시 유명한 곳 중 하나란다. 스리랑카의 경우 대부분 외국인과 현지인의 가격이 다른 경우가 많다. 호텔 역시 그 일부다. 다만 코이카 단원의 경우 현지인 가격으로 호텔 비용을 결재할 수 있어서 이런 고급 호텔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숙소이자 스리랑카 남부 여행의 첫번째 목적지이다.
호텔 구경을 하면서 한 컷~ 그리고 호텔 뷔페로 저녁을 먹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는건 온갖 종류의 열대과일들 모습
호텔 구경 중간중간 남겨진 사진들~
잠에서 덜 깬 모습으로 호텔 앞 산책하기. 넘 예쁜 호텔 앞 전경
산책을 하고 방에 들어와서 차한잔 했나보다. 내가 묶었던 호텔 방 테라스에 저렇게 차를 마실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이 있었다. 사진의 풍경은 그 방에서 바라본 호텔 앞마당 전경이다.
호텔에서 성희가 아시는 분들을 만났다. 분명 소개를 받았었는데 누구셨는지~ 나중에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이날 다음 목적지는 골(Galle)이다.
오늘 목적지는 아누라다푸라 이다. 스리랑카 문화삼각지라 불리우는 세 곳 중 하나이다. 날씨는 매우 화창했다. 유적지는 순서대로 볼 수 있게 코스가 구성되어 있다. 각 유적지는 아래와 같이 번호가 포함된 설명이 붙어있었다.
지팡이를 만들어 파는 아저씨가 눈에 띄어서 한 컷 찍었다. 이 유적지 역시 어디서나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유적지 규모가 엄청 넓었던 것 같다. 이날은 하루 종일 이곳의 유적지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유적지 감상 중간에 박물관에 들렀다. 박물관 내부에선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 있어서 이렇게 박물관 표지판만 한 컷 찍었다.
이곳 역시 관광지다 보니 관광객을 대상으로 나무공예품을 만들어 팔고 있다.
옛 궁궐의 모습. 오랜 세월 탓인지 기둥만 남아 있지만, 그 위용은 여전하다.
유적지 곳곳에 이런 안내 표지판이 붙어 있다. 신성한 유적지 라는 의미로 부처님을 조각한 상과 같은 경우 등을 보이고 사진을 찍어서는 안된다는 표지판과 모자와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안내 표지판 이다. 신발을 벗고 조각상들을 관란하려면 뜨거운 모래가 내뿜는 열기를 잠시 느껴야 한다.
이곳 유적지 중 가장 유명한 장소로 꼽히는 누워있는 부처상 이다. 규모가 엄청나다.
아누라다푸라를 모두 돌아 본 후 캔디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버스 정류장 풍경과 버스 중간에 만나게 되는 검문소의 풍경이다. 내가 여행할 당시엔 내전 중이어서 버스 중간에 항상 이런 검문소를 거쳐야 했다. 버스 폭탄 테러 소식이 간간히 들리던 때 였음에도 버스는 여행의 주요 수단이었다.^^ 지금은 내전이 끝났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검문소 풍경 역시 사라지지 않았을까?
버스 정류소 모습과 중간에 멈춰선 휴게소(?) 풍경이다. 지금은 얼마쯤이나 바뀌었을런지..
버스 중간에 마주한 풍경.
캔디에는 밤 늦게 도착했던 것 같다. 캔디에 거의 다와서 버스가 고장나는 바람에 한동안 기다렸던 기억이 어렴풋 하다. 좁을 길을 아찔하게 추월해서 달리는 버스의 기억도 여전하다. 얼마전 다시 스리랑카를 다녀온 친구 얘기에 의하면 이런 아찔한 운전은 여전하단다. 처음 스리랑카에 도착해서 차를 탔을때는 스릴 넘쳤지만, 이때쯤은 그것에도 익숙하져 그런가 보다 했다. 아마도 다시 이곳에 가게 된다면 그때의 익숙함을 기대하기는 무리겠지만 말이다.^^
마타레를 거쳐서 원래 오늘 일정의 시작 이었던 시기리아로 발길을 옮겼다. 어떻게 갔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지만, 버스를 이용한 것 만은 분명하다.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시기리아의 거대한 바위와 길다랗게 뻗은 진입로가 눈에 들어온다.
매표소로 향하는 길에는 물소와 백로가 한적하게 노닐고 있다. 스리랑카 어디를 여행에서 마주치는 동물들의 느낌은 어디나 이런 비슷한 느낌이다.
가는 길에 우리를 빠르게 지나쳐 가는 오토바이 모습이 부러워서 사진 한장 남겼다. 우리는 이 길을 한참 걸어서야 매표소에 다다를 수 있었다.
매표소에서 한참을 실랑이 끝에 표를 끊었다. 여태까지 표는 성희가 미리 준비한 비자 덕분에 현지인 가격으로 끊을 수 있었지만, 여기서는 그런 편법(?)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외국인 가격으로 입장권을 구매했다. 우리는 문화 삼각지의 다른 관광지도 돌아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해당 관광지를 모두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끊었다. 내 기억에 4만원 남짓 비용을 치렀던 것 같다.
시기리아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커다란 바위위에 지어진 궁전이다. 궁전으로 통하는 통로를 끊어버리면 그대로 천연의 요새와 같은 곳이 되버리기 때문에 이곳에 궁궐이 지어졌다고 한다.
궁궐터로 가는 길에 암벽에 철골 구조물이 서있다. 벽화를 보기 위해서 설치한 구조물이다. 고소 공포증이 조금 있는 나로선 이런곳을 지나는게 부담스럽다. 난간을 꼭 부여잡고 사진 한장을 찍었다.
바위위에 지어진 궁궐터로 올라가는 길 양편으로 커다란 동물의 발이 조각된 바위가 자리하고 있다. 이 돌계단을 바로 돌아서 올라가면 그렇게 안전해 보이지 않은 철재 계단이 나온다. 처음 철재 계단을 올라서니 발 밑이 아득하다. 내 상상력은 이 바위 옆에 붙어있는 철제 계단이 바위를 감싸 돌면서 궁궐로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철재 계단은 틈새로 발 밑이 보이고 옆쪽의 난간 역시 위 사진처럼 그냥 철봉을 둘러 놓은게 전부이다. 처음 계단을 몇걸을 올라가니 고소 공포증의 위력이 휙 나를 감싼다. 그리고 몇 걸음 더 옮기다 올라가기를 멈추고 다시 돌아섰다. 그리고 한참을 사진에서 보이는 계단 앞 벤치에 앉아 있었다.
잠시후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책 한권을 들고 다가온다. 그리고 사진을 보여주며 몇 마디 말을 붙인다. 정상까지 자신을 따라서 올라가자고 한다. 물론 소정의 비요을 지불한다는 조건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철재 계단의 형태가 담긴 사진을 보여준다. 내 상상력이 틀렸다. 계단은 바위 한면을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사진을 보니 생각보다 길이가 길지 않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서 현지인 가이드의 제안을 뿌리치고 계단을 급히 올랐다. 무섭지 않을것은 아니었지만, 사진으로 확인한 길이니 만큼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가이드가 급히 나를 따라 올라온다. 내가 이미 올라와 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올라가는 것으로 흥정할 수 없었는지 안내를 해주겠다고 하며 역시 비용을 요구한다. 사진을 보여준 덕분에 여기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이니 나도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성희는 처음 이곳에 왔던 기억의 두려움 때문에 같이 올라오지 않았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서 옛 궁궐터를 구경하고 사진을 몇장 찍었다. 궁궐은 터만 남아있기 때문에 예전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사방으로 펼쳐진 나무들의 수평선은 장관이었다. 내려가는 길에 가이드가 처음 제시한 가격보다 더 높은 요금을 요구한다. 난 처음 약속한 가격만 지불했다. 아마 가이드는 자신이 없으면 내가 내려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나 보다. 솔직히 내려 올때가 더 무섭긴 하다.^^ 가이드는 돈을 받자 마자 쏜살같이 내려가 버렸다. 난 난간을 꼭 부여잡고 어렵게 한걸음씩 옮겨 가며 철재 계단을 내려왔다.
정상에서 바라본 시기리아의 모습
정상에 있는 궁궐터엔 이런 연못(?)도 있다. 그 옛날 어떻게 이런 높은 곳에 이러한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
정상에서 사방으로 펼쳐진 숲을 배경삼아 한 컷.
내려 오는 길에 매표소 근처에서 오는 길에 샀던 두리안을 먹기로 했다. 두리안은 이곳 사람들도 가격 때문에 잘 먹기 힘든 과일이라고 한다. 냄새가 독특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좋아하면 이것처럼 맛있는 과일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두리안을 쪼개자 마자 어디선가 원숭이 무리가 몰려든다. 몰려든 원숭이 무리에 우린 살짝 겁을 먹고 두리안 조각을 급하게 다시 가방에 넣었다.
이날 묶은 숙소는 호텔이었다. 호텔 역시 현지인 가격은 관광객에 비해 꽤나 저렴하다. 물론 서비스는 동일하다. 이날 우리가 묶은 숙소는 수도 아라리야(Sudo Araliya)였다. 이 호텔 역시 이 지역에선 꽤 유명한 호텔이라고 한다. 사진을 호텔 프런트의 모습과 저녁을 위한 테이블 세팅이다.(여기선 저녁과 다음날 아침 식사가 요금에 포함되어 있다.)
전날 여정의 피곤함에도 시차 적응이 안된 내 생체시계는 어김없이 나를 새벽에 기상하도록 만들었다. 사진들은 새벽에 호텔 주변의 모습을 찍은 것이다. 호텔의 뒤편은 거다란 호수가 위치하고 있다. 인기척 없는 호텔의 새벽 풍경은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화려한 열대의 꽃들은 어디서든지 볼 수 있다. 호텔의 뒷편 풍경과 호수의 모습.
호수에는 수 많은 새들이 날아 올랐다가 내려 않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많은 새들을 본건 여기가 처음 이었다. 안개낀 새벽 호수 풍경과 어울린 새들의 군무는 동양화의 한폭을 빌려온 듯 하다. 혹시 이곳에 갈 기회가 있는 분이라면 이 새벽 호수의 풍경을 놓치지 말기를 바라다.
호텔 뒷편의 풍경.
열대 과일과 빵 그리고 소시지로 구성된 아침 식사. 맛도 꽤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침을 먹고 나서 호텔 뒷편에서 느긋하게 산책을 즐겼다. 오늘 돌아볼 곳은 아누라다푸라의 유적지이다.
축제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코끼리 행렬이 등장했다.
코끼리를 애워쌓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맨발의 남자들이다.
행사가 시작되지 전에 집 앞에 촛불과 야자가 놓여진 탁자들이 있었다. 코끼리 행렬이 지나갈 때 사람들은 이곳에서 간단한 의식을 치른다.
축제 행렬에서 만난 예쁜 딸을 안은분과 한 컷..
집 앞에 놓여진 제단 풍경. 코끼리가 지나가면 놓여진 코코넛을 코끼리 앞에서 깨뜨린다. 아마도 이곳의 전통 풍습이 아닐까 싶다.
이 행렬을 근처의 힌두 사원까지 이어진다. 행렬을 따라서 나도 힌두 사원에 도착했다. 사진은 힌두 사원의 풍경이다. 힌두교가 다신교임을 알려주는 듯 건물 가득히 수많은 조각상들이 가득하다.
행렬에서 만났던 화려한 의상의 아이들 모습. 그리고 역시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
힌두 사원의 정문 모습을 한 컷 담았다.
사원의 내부 모습.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이 되어야 한다. 사원 문앞에서 혹시나 신발을 잊어 버리면 어쩌나 하는 - 지금 생각해 보면 좀 바보 같은 생각이었던 듯.. 신전 앞에서 물건을 잃어버릴 걱정을 하다니.. - 걱정도 잠시 문 앞 한켠에 신발을 벗어두고 신전 내부로 들어섰다.
사진은 사원 내부의 모습이다. 화려한 조각상들이 눈에 들어와서 몇 컷 찍었다.
나오는 길에 신전을 배경 삼아서 한 컷 찍었다. 이때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그날 축제에 참석한 사람들의 사진이 꽤 담겨 있다. 축제에 참가한 아이들과 부모님의 모습들.. 그리고 주소를 적어주면서 나중에 사진을 보내주기로 한 약속도 기억이 난다.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다. 아직 그 주소가 유효한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내어서 사진을 보내주어야 겠다.
힌두 축제 구경을 마치고 처음 목적지 였던 담불라로 향했다. 사진은 담불라(?) 버스 터미널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