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66)
튀르키예,그리스,불가리아 여행 (25)
잉카 트레일 (6)
스리랑카 여행기 (23)
호주,베트남 여름휴가 (5)
와인 (1)
첫번째 배낭여행 (2)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23. 6. 10. 22:44

10시간이 넘는 비행은 힘들다. 비행기 안의 시간은 더디게 같지만 그래도 시간은 어찌어찌 지나갔고 이스탄불 도착을 알린다. 도착 한 시간쯤 전에 옆자리에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 내가 컴퓨터 관련일을 한다고 하자 아들이 컴공 졸업한다면서 한동안 관련 얘기를 나눴었다. 비행기가 도착하고 서로 행복한 여행 되기를 바란다고 얘기하니 부인분이 간식거리로 준비한 듯 보이는 봉지 하나를 건넨다. 잘 먹겠다는 감사인사를 끝으로 비행기를 내렸다.

터키 공항 입국은 수월했다. 몇년전 여행에서 하도 출입국 심사를 많이 하다 보니 여행 나갈 때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의 설렘과 긴장감 같은 건 별로 없다. 익숙함을 좀 벗어나 보려고 시작한 여행의 시작은 익숙함이다.

늦게 도착한 탓에 시내까지 이동을 서둘렀다. SKT 바로 로밍을 신청해 두고 와서 유심을 사지 않아도 되니 일거리가 하나 줄었다. 비행기 도착 시 바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생각 없이 사람들을 따라 공항을 나서니 버스 안내소가 보였다. 버스 안내소에 구글맵의 목적지를 보여주니 안내소 직원이 12번으로 가라는 얘기와 함께 표를 건네준다. 12번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서 있던 버스는 사람들을 태우고 출발하고 나는 다음 버스의 첫 번째로 타게 되었다. 혹시나 싶어서 버스의 가장 첫 번째 좌석에 몸을 실었다. 시간은 오후 6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이스탄불 시내로 이동(지하철을 이용하는 것 보다 간편하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오자 생각보다 정체가 심했다. 버스 매표소에서 악사라이 역에서 내려서 지하철로 갈아타라고 들어서 악사라이 역 도착만을 기다렸다. 중간에 한군데 정도 멈췄는데 사람들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악사라이역에 도착하고 버스의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나도 따라서 내려 짐을 찾았다. 내리는 곳에서 얼마 떨어진 곳에 악사라이역이 보인다. 지하철 티켓을 끊어야 하는데 여기서 한참 시간을 허비했다.

악사라이 지하철역

일단 지하철을 타려면 먼저 우리나라 교통카드 처럼 카드를 구매해야 한다.(이 카드-KART라고 부른다-를 구하기가 의외로 힘들다. 지하철역 앞에 있는 기계에 이 카드가 있는 경우가 별로 없다. 가급적이면 공항에서 구해서 오는 것을 추천한다) 100리라다. 그리고 이렇게 구매한 카드를 충전해야 하는데 다시 100리라가 더 든다. 충전 금액은 필요한 만큼만 하면 되지만 100리라 충전해도 생각보다 금방 재충전해야 했다. 한번 탈 때 얼마씩 차감되는 것 같은데 크게 신경을 안 써서 얼마씩 차감되는지 모르겠다(다시 이스탄불에 왔을 때 금액을 파악했다. 10리라 정도 차감되는데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공항까지는 12리라. 배나 버스를 탈 때도 이 카르트를 사용할 수 있다). 거리에 관계없이 탈 때 일정 금액이 차감된다. 내릴 때는 그냥 나가면 된다. 근데 앞서 저 두 번의 절차가 어려운 것이 티켓 판매기에는 분명 영어 선택이 있는데 선택하면 첫 화면만 영어로 나오고 그 이후 진행화면은 알 수 없는 글씨로 나온다. 충전이야 대충 다른 사람 하는 거 보고 따라 하면 되는데 카드를 구매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걸 못해서 엄청 헤맸다. 내가 한참 헤매는걸 옆에서 본 어느 이스탄불 시민의 도움으로 첫 번째 지하철 카드 구매와 충전을 해결했다. (그 이후로 교통카드 충전은 글씨를 몰라도 대충 감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Note. KART 충전은 간단하다. 기계에 카드를 놓는 부분-다른 사람들 하는걸 참고하면 된다-에 카드를 얹어두면 남은 금액이 표시된다. 이때 돈을 투입하는 곳에 충전할 만큼의 돈을 넣으면 그 금액이 충전되고 충전된 금액이 포함된 결과가 화면에 표시된다.


그렇게 지하철을 잡아타고 대충 저 방향이다 싶어서 환승을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환승해서 이동한 코스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뭐 어찌 됐건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서 숙소로 가는 트램을 탈 수 있었다. 트램과 지하철 모두 앞서 끊은 교통카드로 해결 가능하다.

 

숙소로 가는길에 풍경들

트램에서 내리니 바로 눈 앞에 아야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가 눈에 들어온다. 나중에 알았지만 내가 숙소로 가기 위해 이동한 길이 실제 관광코스와 동일한 길이었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바로 블루 모스크 옆에 있었다. 여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생각하면 굳이 여기에 숙소를 잡을 이유가 없었지만, 뭐 처음 숙소를 잡을 때는 지도만 보고 정하게 되므로 별 수 없었다. (이후로 숙소는 다른 곳에 잡았었는데 각각 일장일단이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키를 받고 방에 들어가 짐을 풀었다. 배고프고 피곤하다. 시간은 8시가 넘었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 2시. 방은 생각보다 작았고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일단 저녁을 해결해야 해서 숙소 주인이 소개해 준 옆 가게로 향했다. 무사카를 시켰는데 그리 맛있지 않았고 가격은 비쌌다.(가까운 사람들끼리 서로 상부상조 하는 느낌이었다 ㅠㅠ)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우니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들도 싹 날아가 버렸다. 힘들던 여행 첫날이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