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여행기 스무번째
스리랑카 여행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게 기억되는 아침 풍경이 어느곳 이었냐고 물어본다면 난 이날 아침 풍경을 얘기하고 싶다. 깜깜한 밤길을 달려서 숙소에 올라와서 주변 풍경을 미리 볼 수 없었던 것도 한 몫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멀리 보이는 폭포에 산수화 처럼 펼쳐지는 산의 풍경을 잊을 수 없다. 저렴한 가격의 숙소라서 숙소 그 자체는 평범했지만 말이다.
이날 일정이 little adam's peak를 보러가는 여정이었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숙소라는걸 제외하면 이곳이 어디 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여기서 little adam's peak까지 걸어서 이동했기 때문에 아마도 그 근처 어디쯤일 듯 싶다.
Lonely Planet에 이 숙소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숙소에 개 두마리가 있는데 아침에 손님들이 길을 나서면 정류장까지 길 안내를 해준다고 적혀 있었다. 해가 떠오른 후 아침을 먹고 우리는 little adam's peak에 가기 위해서 길을 나섰다. 책에서 소개처럼 개 두마리가 따라 나선다. 우리보다 바로 앞에서 먼저 걷는걸 보니 길 안내 하는가 보다라고 신기해 했었다. 가다가 갈림길을 나왔다. 지도책을 보고 어느길이 맞나 고민하던 차에 개들이 왼쪽길로 방향을 틀었다. 십여분쯤 가서야 그 길이 정류장 가는길이 아니라는걸 알았다. 개들은 눈치를 보면서 그저 우리 앞을 따라서 걸었던 것이었다. 좀전의 갈림길에서 다시 정류장 방향으로 향했다. 정류장에 도착하자 개들은 더 이상 우리를 따라오지 않는다. little adam's peak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는 않았던 듯 하다.
길 중간에 굴렁쇠 굴리고 노는 소년 모습이 신기해서 한 장 찍었다. 관광객이 자주 다녀선지 사진을 찍고나서 소정의 수수료를 지불했던 듯 하다.^^
우리가 올라온 길의 모습과 정상에서 본 풍경이다. 산 옆에 위험하게 돌아 흐르는 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 블로그 사진도 이곳에서 찍은 것이다. 내려오는 길에 차밭으로 일하러 가시는 분들하고 사진 한장. 높은 산악지역이다 싶으면 어김 없이 차나무가 가득한 풍경이 등장한다.
숙소로 돌아와서 차한잔 마시면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이날 숙소인 Bandarawela Hotel로 향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돌이 안되어 보이는 아기와 함께 여행하는 유럽에서 온 젊은 여자의 모습이 기억난다. 우리와 반대 방향이었던 것 같다. 함반토타로 향하는 만원버스가 도착하고 씩씩하게 아기와 함께 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저 조건이라면 저렇게 즐겁게 여행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했었다.
Bandarawela Hotel은 고풍스런 느낌의 호텔이다. 호텔 곳곳에 시간의 흔적이 묻어있다. 이곳 역시 가볼만 한 호텔 중 한곳이란다.
매우 오래되어 보이는 샤워기의 모습. 기억에 남아있는걸 보면 당시에도 꽤 신기했었나보다.
저녁식사는 과거의 어느 시대로 돌아가서 먹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음식은 휼륭했다.
저녁을 먹고 호텔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호텔 곳곳에는 오랜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